누구나 한 번쯤 자신만의 아지트를 꿈꾼다. 일상의 소음이 완벽히 차단된 공간에서 여는 비밀스러운 파티. 그저 술 한 잔을 넘어 취향과 감각을 깨우고 다시 채우는 특별한 경험에 대한 로망. 만약 당신에 그런 공간을 갈망해왔다면, 이제 그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새로운 공간, <H. Bar>로의 초대장을 전달한다.
단 8명에게 허락되는 비밀의 실험실
호텔 LL층에 위치한 스피크이지 바 <찰스 H.> 웅장하고 화려한 공간을 지나 가장 깊숙한 곳, <H. Bar>는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자리해 있다. 마치 수세기 동안 묻혀 있던 타임캡슐을 연상시키는 오묘한 빛깔의 철제문을 지나면, 한국 제철 재료를 직접 증류해 만든 액체들이 백바에서 각자의 빛깔을 발산한다. 신비스러운 ‘음료 실험실’ 그 자체다. 공간의 핵심은 단 8명의 ‘관객’을 위해 디자인된 H 형태의 바, 아니 무대. 중앙에서 두 명의 바텐더가 마주본 채 펼치는 칵테일 제조 과정은 8개의 좌석 어디에서든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된다. 이 구조를 구상한 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헤드 바텐더 오드 스트란드바켄(Odd Strandbakken)과 음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리사 하이트(Alyssa Heidt). “시선과 대화, 그리고 칵테일로 바텐더와 온전히 하나가 되어 8명의 손님을 파티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말한다. 기존의 바와 손님의 위치를 완전히 비튼 창의적인 설계는, 단순히 독특한 공간 연출을 목표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손님이 즐거운 공간’이라는 바의 본질에서 시작된 것이다.
바텐더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H. Bar>의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찰스 H. 베이커 주니어(Charles H. Baker Jr)가 오늘날 서울에서 파티를 연다면 어떤 모습일까.” 시대를 앞서간 모험가이자 이야기꾼, 전설적인 칵테일 작가였던 그는 금주법시대를 피해 카리브해부터 라틴 아메리카, 극동 아시아 등지를 여행하며 각 지역의 독특한 술 문화를 탐구했다. 오드와 알리사 바텐더는 이러한 그의 정신을 이어받는 데서 해답을 찾았다. 바로 한국의 식재료를 심도 있게 파고드는 것. 그리고 로터리 증류기, 동결건조기, 원심분리기 등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현대의 미식 언어로 풀어낼 것. 그 결과 화려한 가니시와 퍼포먼스가 단지 시각적 유희를 넘어 음료의 본질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창의적이지만 괴랄하지 않은 맛의 절제력을 가진 한 잔 한 잔이 만들어졌다.
8코스로 경험하는 칵테일 오디세이
<H. Bar>의 하이라이트는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 저녁 8시 30분, 밤 10시 30분에 각각 펼쳐지는 ‘8코스 칵테일’의 여정. 그 시작은 샴페인 없는 ‘샴페인(Shampagne)’이다. 제주 애플망고 등 한국의 제철 과일을 탄산화하여 샴페인과 같은 질감과 풍미를 구현했다. ‘듀얼 다이퀴리(Dual Daiquiri)’는 하나의 잔에서 복분자와 천도 복숭아, 두 가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반전 칵테일. 액체를 먼저 즐긴 후, 잔 안에 담긴 대형 펄을 터뜨리면 완전히 다른 풍미의 두 번째 칵테일이 나타난다. 이어 즉석에서 만든 아이스팝으로 시각적 재미를 더한 ‘알코팝(Alcopop)’, 불투명한 잔에 담겨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위트 콘(Sweet Corn)’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퍼포먼스가 가득하다. 익숙한 재료를 새롭게 해석한 독창적인 경험도 선사한다. 쑥, 깻잎 등 한국의 허브를 활용한 '말차 라테(Match Latte)', 단일 재료인 토마토를 이탈리아, 멕시코, 인도의 맛으로 변주해 한 잔에 담아낸 '여정(Journey)'부터,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이탈리아의 '스그로피노(Sgroppino)'는 보리수 열매, 샤인 머스캣 등을 활용해 직접 만든 베이스 스피릿과 셔벗이 어우러져 앞선 여정을 상큼하게 정리해준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나이트 캡’은 인삼과 오미자 등 약용 식물로 빚어낸 칵테일에 상큼한 키위 아이스볼을 얹어 전달한다.
8가지 구성의 칵테일 코스 메뉴는 1인 15만 원이며, 페어링 바이트 3종이 함께 제공된다.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저녁 8시 30분(1부)과 10시 30분(2부), 하루 두 타임으로 운영되며 사전 예약은 필수다. 화요일과 수요일, 그리고 코스 시간 외에는 ‘듀얼 다이퀴리’, ‘스위트 콘’, ‘말차 라테’, ‘여정’ 중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칵테일 세트 메뉴를 6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이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이다.
*본 기사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 <H. Bar>의 제작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DIT. 장새별
PHOTO. 윤동길
ASSIST. 염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