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험과 경력을 거쳐 <카브론>을 오픈하게 되었나.
페르노리카코리아, 하이네켄코리아, OB맥주 등에서 영업 전략 업무를 했다. 계속 주류 업계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트렌드에 민감해졌고, 한국에도 곧 테킬라 바람이 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테킬라를 워낙 좋아하고, 해외에서는 이미 유행이 시작된 상태라 ‘지금이다’ 싶어 열게 됐다.
<카브론>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
비속어다.(웃음) 멕시코 인구 대부분이 스페인어를 쓰는데, 내가 미국에 살 때 친하게 지내던 멕시코 친구들이 자주 쓰던 말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쓰면 욕이지만, 가까운 사이에서는 친근하게 쓰는 표현이다. 억양도 어렵지 않고, ‘멕시코’라는 정체성을 담기에 딱 좋아서 이 이름을 택했다.
공간을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공간을 채우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와서 함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진정성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 빈티지 소품들을 가득 채웠고, 벽에 걸린 그림은 모두 친한 타투이스트의 작품이다. 멕시코와 테킬라를 다양한 소재로 위트 있게 풀어냈고, 사용하는 색감도 신경 써서 골랐다.
인테리어 콘셉트도 많이 고민했다. 테킬라는 흥이 오르는 술이니 점잖은 스타일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꾸미고 싶었다.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에는 음악에 진심인 분들이 많아서, 디제잉 공간에도 공을 들였다. 클럽이나 라운지 가기 전에 가볍게 흥을 올리고 들를 수 있는, 그런 느낌으로 준비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전문 DJ 공연도 진행한다. 매번 다른 DJ들을 직접 선정하고 있고, 그들의 성향에 따라 하우스, 힙합, 디스코, 라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플레이된다.
테킬라와 메스칼을 전면에 내세운 바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어떤 기대와 걱정이 있었나.
칵테일로 풀기가 쉬운 술은 아니어서, 마시기 쉽게 만드는 게 가장 큰 미션이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값싼 테킬라를 샷으로 때려 넣고 취했던 기억이 있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테킬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하지만 사실 테킬라도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술이라, 우리가 잘 모르는 고급 테킬라들도 많다. 그런 술들을 잘 소개해 보고 싶다는 기대가 있었다.
멕시칸 스피릿 외에 위스키 등 다른 술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건지.
맥주는 판매하지만, 위스키는 없다. 초반엔 테킬라를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해 위스키를 3종 정도 갖춰뒀었다. 그런데 테킬라 바를 하면서 위스키를 판매하는 게 좀 모순처럼 느껴졌다. ‘확실하게 가자’ 싶어서 과감히 제외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고 콘셉트를 아는 분들이 찾아주다 보니, 위스키를 찾는 손님도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