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서도 특히 바 격전지로 꼽히는 도산대로 55길을 택했다.
1년 가까이 돌아다니며 적절한 곳을 찾지 못하던 중, 보자마자 계약한 곳이다. 공간 크기부터 여러 조건이 딱 맞아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이곳에 올 생각이 전혀 없었다. 고등학교로 치면 공부 잘하는 애들만 모아놓은 심화반 같은 동네 아닌가. (웃음) 덕분에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어떤 바를 만들고 싶었나.
‘집’. 건축 전공을 살려 시공까지 직접했다. 상업 공간보다는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바닥재나 벽, 주방 도구들도 업소용이 아닌 가정용 자재를 주로 사용했다. 주방을 오픈 키친으로 만든 것도 같은 이유다. 친구가 집에서 요리해 주면서 대화하는 듯한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칵테일에서도 ‘바&키친’적인 면모가 드러나나.
맞다. 정확히 그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을 만든다. 그래서 새로운 레시피도 항상 “어떤 음식을 칵테일로 만들었을 때 맛잇을까”에서 시작한다. 칵테일 카테고리도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등으로 코스의 흐름에 따라 나눴다.
칵테일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박상우 바텐더도 나도 튀는 맛을 지양한다. 강한 단맛도, 강한 쓴맛도 도드라지지 않는, 마시기 편안한 칵테일을 추구한다.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 칵테일을 추천한다면.
먼저 ‘오이 샐러드’로 첫 잔을 시작해볼 것을 추천한다. 오이 주스와 폰즈, 로즈마리 시럽을 조합한 진피즈 스타일로 식전주로 제격이다. 다음은 ‘피넛 버터 앤 젤리’. 식빵에 딸기잼과 피넛버터잼을 바른 미국의 대표 간식이다. 어릴 때 미국에서 살았는데, 지퍼백에 담아 다니던 추억을 되살렸다. 딸기 우유에 밀크 워시 기법을 사용하여 도수가 낮고 부드러워 술을 잘 못드시는 분들도 좋아한다. 잔을 지퍼백에 담아 ‘Have a wonderful day’라고 손글씨를 써서 드리는데, 일종의 엄마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치맥’. 박상우 바텐더가 만든 칵테일인데, 위스키 베이스에 우엉차와 에스프레소, 배즙, 초코 비터로 달콤 쌉싸름한 기네스 흑맥주 풍미를 재현했다. 통풍 때문에 맥주를 못 드시는 분들이 아주 만족스러워 한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