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ighball

Vol.3

보기 좋은 잔이 마시기도 좋다.

<임바이브>에서 마신 인생 첫 하이볼은 바에 단 하나뿐이라는 바텐더 전용 잔에 담겨 나왔다. 에디터가 하이볼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데엔 ‘잔’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림의 선명한 촉감이 하이볼의 청량함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잔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용도다. 와인 잔이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샴페인 등 술의 종류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른 것처럼, 칵테일 잔도 마찬가지다. 숏드링크 칵테일용 잔 중에서도 특히 마티니잔은 입구가 넓고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인데, 잔을 입 쪽으로 살짝 기울이기만 해도 음료가 바로 입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마티니가 얼음 없이 섬세한 맛을 가진 칵테일이기 때문이다. 또 언더락 잔은 두껍고 무게감이 있는 편으로, 도수가 높은 술은 보통 천천히 마시기 때문에 주변 온도 변화의 영향을 적게 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람마다 옷 스타일이 다르듯, 술도 각각의 캐릭터에 따라 어울리는 잔이 따로 있다. 


그렇다면 하이볼 잔은 어떤 것을 고르는 게 좋을까? 

최종천 바텐더는 집에서 하이볼을 만들 때 가능하다면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가볍고 얇은 잔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입술에 닿는 림의 두께가 얇을수록 하이볼이 더 날카롭고 청량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얇은 잔이 없다면 길이가 긴 잔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 길쭉한 잔은 자연스럽게 많이 기울여 마시게 되는데, 그러면 액체가 혀의 뒤쪽을 타고 바로 목구멍으로 넘어가 탄산감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잔이 깨끗하고 투명할수록 음료의 시원함이 더 잘 느껴지니,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잔은 보통 값이 나가기 마련이지만, 최근에는 파인다이닝이나 바에서 사용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심비’ 좋은 글라스웨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좋은 잔의 역할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 더이상 아무 잔이나 쓸 수 없을 것이다.


지거 대신 소주잔, 바 스푼 대신 숟가락을 써도 괜찮다. 하지만 하이볼을 제대로 즐기기로 결심했다면, 잔만큼은 욕심 내보자. 

바텐더가 추천하는 3가지 하이볼 글라스 브랜드


①토요사사키

일본 최초의 강화 유리 드링크웨어 전문 브랜드. 자체 개발한 ‘Fine Clear’라는 강화유리 소재를 사용해 크리스탈 글라스에 버금가는 투명도와 반짝임을 구현한다. HS(Hard Strong) 공법으로 강도를 높여 스크래치와 충격에 강하다.


하이볼 글라스

가격: 1만 원대

용량: 370ml

무게: 144g

크기: 상단 지름 7.1cm/높이 13.6cm


②쇼토쿠 글라스

1922년 전구 제조사로 시작해, 현재는 수천 종의 유리 제품을 만들고 있다. 림의 두께가 약 0.9mm로 매우 얇은 특징이 있다. 장인이 직접 입으로 불어 만드는 마우스 블로잉(Mouth Blowing) 기법을 고수해 수작업으로 만든다. 


우스하리

가격: 3만 원대

용량: 375ml

크기: 상단 지름 7.0cm/높이 13.5cm


③키무라 글라스

바텐더와 칵테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브랜드. 입에 닿는 느낌이 굉장히 샤프해 최종천 바텐더가 최애 하이볼 글라스로 꼽았다. 1910년 도쿄에서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숙련된 장인들과 함께 수작업만을 고집하며 전통과 퀄리티를 지켜오고 있다.


컴팩트 하이볼

가격: 4만 원대

용량: 560ml

무게: 128g

크기: 상단 지름 8.3cm/높이 14.5cm


*8월까지 다양한 주제로 하이볼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번 여름엔 베버리진과 함께 각자의 취향을 발견해 보세요. 하이볼 콘텐츠는 <임바이브>와 함께합니다.

EDIT. 홍수연

PHOTO. 윤동길

ASSIST. 염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