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ighball
Vol.2
바텐더가 말아주는 하이볼 레시피
그래서 하이볼이 제일 맛있는 곳을 묻는다면, 입맛에는 정답이 없다. 객관적인 맛보다는 취향, 심지어는 추억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순위를 매기는 것보다 취향을 정확히 아는 게 더 중요하다. 여러 곳에서 마셔보고, 내 입에 맞는 하이볼의 기준을 만들어보는 것. 그게 먼저다.
바에서 ‘진짜’ 하이볼을 맛보고 나면, 집에서도 완벽한 하이볼을 만들고 싶어지는 법. 그래서 에디터의 최애 하이볼 맛집, <임바이브> 최종천 바텐더에게 부탁했다. 맛있는 하이볼을 만드는 기술과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아직 바가 낯설거나, 방치하고 있는 위스키가 있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바에 있는 거의 모든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들어봤다는, 하이볼 매니아 바텐더가 하이볼 만드는 방법.
하이볼이 맛있어지는 다섯 가지 기준
위스키와 소다, 딱 두 가지만으로 만드는 하이볼. 이 간단한 음료 안에도 분명한 ‘기술’이 있다. 레시피를 소개하기 전에, 맛있는 하이볼을 위해 꼭 기억해 두면 좋은 다섯 가지 기준을 정리했다.
1) 위스키
어떤 위스키를 쓸지는 취향의 문제다. 하지만 하이볼은 누구나 편하게 마시는 음료인 만큼, 개성이 강한 위스키보다는 깔끔한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린다. 최종천 바텐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위스키의 ‘온도’.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새로운 위스키를 만나면 먼저 실온 상태로 하이볼을 만들어보고, 그다음엔 냉동 상태로 테스트한다. 같은 위스키라도 온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캐릭터가 드러난다. 냉동 보관이 어렵다면, 실온 보관한 위스키를 얼음 잔에 붓고, 빠르게 스터링 해 차갑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하이볼 한 잔에 위스키 양은 30ml가 적당하다. 진한 맛을 좋아한다고 무작정 용량을 늘리기보다는, 차라리 니트나 온더락으로 즐기는 게 낫다. 반대로 위스키 도수가 너무 높다면, 20ml 정도로 줄여도 충분하다.
2) 탄산
하이볼을 만들 때는 비리거나 느끼한 맛이 나는 소다는 피하는 게 좋다. 흔히 그런 맛을 ‘미네랄리티’라 표현하는데, 그보다는 깔끔하고 탄산이 강한 소다가 훨씬 잘 어울린다. 추천 탄산수는 ‘싱하’. 지금은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다른 제품에 비해 버블이 크고 강해 탄산감이 오래가고, 마셨을 때 청량함도 확실하다. 소다를 부을 때는 잔을 살짝 기울여, 얼음에 직접 닿지 않고 잔 벽을 타고 흘러내리도록 붓는다. 얼음과 소다가 만나면서 급격한 온도 변화로 탄산이 깨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3) 얼음
가장 좋은 건 바에서 쓰는 긴 직사각형 얼음이다. 하지만 꼭 그 얼음이 아니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얼음을 냉동실에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 마트나 편의점, 온라인 쇼핑으로 얼음을 구매했다면, 가급적 그날 바로 사용하는 게 좋다. 냉동실에 오래 두면 냄새가 배거나 겉면이 하얗게 변질되기 쉽다.
4) 글라스
잔을 차갑게 하려고 미리 냉동실에 넣는 경우도 있지만, 하이볼 잔은 상온 보관이 더 낫다. 냉동실에서 꽝꽝 얼린 잔에 탄산이 닿는 순간 급격한 온도 차이로 탄산이 쉽게 깨지기 때문이다.
5) 젓는 횟수
‘맛’을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 최종천 바텐더는 바 스푼으로 딱 한 바퀴만 스터링 한 뒤 서브한다. 언뜻 보면 위스키와 소다가 일체화된 것 같지만, 사실은 완전히 섞이지 않은 상태다. 하이볼은 균일하게 섞여야 맛있는 칵테일이 아니다. 오히려 위스키의 맛과 향, 소다의 청량감이 따로 느껴져야 이상적이다. 이 두 가지 재료가 입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 그게 하이볼을 마시는 이유다.
<임바이브> 최종천 바텐더의 하이볼 레시피
재료
얼음, 산토리 가쿠빈 30ml, 소다 90ml
도구
하이볼 글라스, 지거, 바 스푼
1) 실온 보관한 하이볼 글라스에 얼음을 채운다.
2) 냉동 보관한 산토리 가쿠빈 30ml를 얼음 위에 붓는다.
3) 글라스를 살짝 기울여, 얼음과 소다가 직접 닿지 않도록 벽을 타고 소다 90ml를 천천히 붓는다.
4) 바 스푼으로 한 바퀴만 가볍게 젓는다.
하이볼에 레몬이나 라임을 넣을 때도 있다. 위스키 특유의 텁텁하거나 날카로운 향을 눌러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임바이브>에서는 위스키와 탄산수, 딱 두 가지 재료만으로도 맛있는 하이볼을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예외가 있다면, 라프로익 10년처럼 풍미가 강한 위스키를 쓸 때다. 이럴 땐 레몬 슬라이스 한 조각을 얼음 위에 띄워서 낸다. 그러면 위스키가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지거, 바스푼, 하이볼 글라스 등의 기물은 집에 있는 도구들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다섯 가지 원칙은 꼭 기억해 두자. 이건 단순한 팁이 아니라 맛있는 하이볼을 만들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기준이다.
*8월까지 다양한 주제로 하이볼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번 여름엔 베버리진과 함께 각자의 취향을 발견해 보세요. 하이볼 콘텐츠는 <임바이브>와 함께합니다.
EDIT. 홍수연
PHOTO. 윤동길
ASSIST. 염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