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025 woodford Reserve 

Wonderful Race 코리아

우승자 인터뷰


우드포드 리저브가 뽑은 차세대 유망 바텐더

<참 제철>권혁준 바텐더


남들보다 일찍 진로를 정해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회사 생활을 했다. 퇴근 후엔 3천 원짜리 소주 대신 1만 5천 원짜리 칵테일 한 잔을 선택했다. 좋은 곳에서 다양하게 먹고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 문화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그렇게 쌓인 시간이 그를 바텐더의 길로 이끌었다. 그렇게 3년 차. 지난 3월 24일 2025 우드포드 리저브 원더풀 레이스 코리아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는 지난 선택이 옳았음을 스스로 입증했고, 또 격려했다. 대회가 끝난 후 다시 자신만의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권혁준 바텐더 이야기다.

원더풀 레이스 코리아 우승을 축하한다. 출전 계기는. 


좋은 결과를 내서 많은 분들에게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왜 하필 ‘원더풀 레이스’였는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 나무 발효조를 사용하고 긴 숙성 기간을 거치고, 한 번 더 증류하는 등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브랜드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 위스키 가격이 많이 올랐다가 최근에는 다시 내려가고 있는 추세인데, 우드포드 리저브는 론칭 이후 지금까지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 시장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브랜드 가치를 지키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마음가짐은 단순했다.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했다. 물론 진짜 우승할 줄은 몰랐지만(웃음).  



결승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규정상 개인 도구를 사용할 수 없어 손에 잡히는 모든 도구가 낯설었다. 세 잔 분량을 만들어야 해서 양손으로 열심히 셰이킹을 했는데 믹싱 틴이 열리지 않았다. 운영위원이 그걸 보고 도와주려고 뛰어오셨다(웃음). 사실 몇 초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당황스러웠다.



대회를 통 틀어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인가.


본선 챌린지는 질의응답까지 완벽하게 미리 준비해 갈 수 있었는데 결승은 제공된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5가지 클래식 칵테일 중 하나를 뽑은 뒤, 40가지 재료 중 원하는 재료를 선택해 트위스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버번위스키로 만들 수 있는 클래식 칵테일의 종류를 미리 가늠해볼 수는 있었지만 워낙에 변수가 발생하는 상황을 어려워하는 편이라,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대비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어떤 칵테일을 뽑았나? 40가지 재료 중 선택한 것은.


위스키 사워였다. 카드를 뽑자마자 우선 필수 재료인 달걀, 레몬즙, 앙고스트라 비터를 먼저 골랐다. 설탕 시럽이 없어서 잠시 당황했지만, 라즈베리 시럽과 체리 리큐르를 대신 선택했다. 두 가지 재료로 당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고, 무엇보다 미리 생각해 둔 스토리에 필요한 재료였다. 마지막으로 잔에 리밍 하기 위한 설탕까지 포함해 총 6가지를 골랐다.



완성한 칵테일을 소개해달라.


우드포드 리저브가 후원하는 경마 대회 ‘켄터키 더비’를 떠올리며 스토리를 구상했다. 특히 우승한 말에게 장미 화환을 씌우는 전통에 따라 대회가 ‘장미의 레이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라즈베리 시럽과 체리 리큐르로 장미빛을 더하고 비터에 절인 설탕을 잔에 리밍 해, 완성된 한 잔이 장미 화환을 떠올릴 수 있게 했다. 우드포드 리저브가 지닌 민트와 말린 과일의 풍부한 풍미가 과일 재료들과 잘 어울릴 거라는 판단도 이 두 가지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 칵테일 이름은 ‘17번 게이트’. 켄터키 더비에서 151년 동안 단 한 번도 우승 말이 나오지 않았던 번호다. 대회에 참가한 바텐더들도, 심사위원들도 각자의 목표를 향 레이스를 뛰고 있다고 생각했고,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이뤄낸다는 응원의 메세지를 담아 모두에게 헌정하는 한 잔으로 완성했다.

설명을 들으니 스토리텔링에 신경 쓴 게 느껴진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스토리텔링인가.


그렇다. 맛있고 밸런스 좋은 칵테일을 만드는 건 당연하고,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위스키 사워를 뽑고 나니 켄터키 더비, 장미 레이스, 17번 게이트 세 가지 키워드가 떠올랐다. 워낙 브랜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둔 덕분에, 대회와 칵테일에 잘 어울리는 좋은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평소에 칵테일을 만들 때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


입맛도, 취향도 제각각이니 결국 마시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맛있는 칵테일’이라는 말은 모호하다고 느낀다. 정답은 없지만, 밸런스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대표님, 매니저님과 자주 나누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닮고 싶은, 혹은 존경하는 바텐더가 있나.


여러 대단한 선배님들이 많지만, 조금 진부할 수 있어도 대표님이다. <참 제철>에 합류하기 전부터 존경해 왔고, 함께 일해 온 지난 1년 동안 그 마음이 더 깊어졌다. 현재 세 곳의 바를 운영하고 외부 일정도 많은데, 우리와 똑같이 근무한다. 스케줄에 따라 오픈이나 마감을 맡고, 손님을 응대하는 건 물론 바닥을 쓸고, 화장실 청소까지 직접 한다. 나도 언젠가 오너 바텐더가 되었을 때 저런 태도로 임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이미 충분한 경력과 경험을 쌓았음에도 늘 같은 자리에서, 낮은 자세로 임하는 모습이 대표님을 존경하는 이유다.



앞으로의 계획은.


6월에 아시아 그랜드 파이널이 예정되어 있다. 당연히 아시아 우승이 목표지만, 각국에서 온 다른 바텐더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만큼 너무 무겁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최대한 즐기면서 임해보려고 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텐데 그 안에서 ‘나’라는 사람을 알리고 성장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해외에 나가 직접 보고 느끼는 시간도 많이 가져보고 싶다.



EDIT. 홍수연

PHOTO. 염서정

COOPERATION. 우드포드 리저브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