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통에 빠진 소주
오크 숙성 소주 8
물처럼 맑고 투명하지만 입안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알코올의 존재감. 흔히 ‘소주’를 떠올렸을 때 그려지는 익숙한 이미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양조장들이 소주에 새로운 옷을 입히고 있다. 그건 바로 ‘오크 숙성’. 동양의 술이 서양 방식으로 숙성되면서, 소주의 날카로움은 사라지고 위스키에서 느낄 수 있던 부드럽고 풍부한 향미가 더해진다. 아메리칸 오크, PX오크, 프랑스산 오크 등 각기 다른 오크통은 나무의 특성과 숙성 방식에 따라 소주에 독특한 색과 향을 남긴다. 동서양의 만남으로 완성된 6가지 오크 숙성 소주를 소개한다.
다농바이오
수록 시그니처 블렌드 1장:서막
항아리 숙성 화이트 스피릿 ‘가무치’로 이름을 알린 다농바이오. 한정판으로 오크 숙성 소주를 선보이다 올해 ‘수록’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했다. 그 첫 번째 제품인 ‘수록 시그니처 블렌드 1장: 서막’은 충주 쌀과 물, 발효제만으로 만든 원액을 독일 코테(KOTHE) 증류기로 증류한 뒤, 세 가지 오크통에서 숙성해 블렌딩했다. PX(페드로 히메네스) 오크가 중심을 이루고, 유러피안 레드 와인 오크와 토니 포트 오크가 복합적인 인상을 더한다. 바닐라, 사과 향으로 시작해 부드럽고 달콤하게 이어지며, 곧 은은한 우디함과 건과일, 허브의 여운으로 마무리된다.
✅59% ABV
✅쌀(국내산), 입국, 효모, 정제효소제, 정제수
✅PX오크, 유러피안 레드와인 오크, 토니 포트 오크 블렌딩
모월양조장
모월 인 오크
쌀, 밀누룩, 물 세 가지 자연 재료 외에는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치악산의 맑은 물로 키운 토토미를 사용하며, 최상의 품질을 위해 도정 후 일주일 이내의 신선한 쌀만으로 술을 빚는 것이 원칙. 발효 단계별로 정밀하게 조정하는 독창적인 양조 기술로 시큼하고 텁텁한 누룩취를 제거하고 섬세한 풍미를 극대화했다. 아메리칸 오크에서 1년간 숙성하는데, 비교적 짧은 숙성 기간 대비 복합적인 풍미를 구현했다. 높은 도수에도 알코올의 날카로움보다는 균형 잡힌 보디감, 은은한 단맛,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이며, 캐러멜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
✅41% ABV
✅쌀(강원 원주산), 정제수, 밀 누룩
✅아메리칸 오크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오크25
100년의 양조 기술의 정수를 담아낸 프리미엄 증류 소주. ‘오크 25’는 증류 소주 원액과 미국산 버번 오크에서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해, 오크와 쌀이 어우러진 향긋한 풍미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긴 여운을 선사한다. 향과 맛이 가장 뛰어난 원액만을 엄선해 사용했으며, 영하의 온도에서 잡미와 불순물을 걸러내는 냉동 여과 공법으로 한층 더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완성했다.
✅25% ABV
✅쌀 증류식 소주 원액(쌀:국산 100%), 쌀 증류식 목통 숙성 원액(쌀:국산 100%), 정제수
✅아메리칸 버번 오크
맑은 내일
운암 증류식소주 오크 25
경상남도 창원에서 정미소로 시작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맑은내일 증류소. 이달 새롭게 선보인 ‘운암 증류식소주 오크 25’는 버번 배럴과 아메리칸 오크에서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 해, 바닐라 향과 풍부한 과실향이 밸런스를 이룬다. 기존 ‘운암 증류식소주 오크 32’보다 도수를 낮춰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며, 4~5도 정도로 살짝 차게 마시면 풍미가 한층 더 살아난다.
✅25% ABV
✅증류 원액(쌀-국내산 100%), 정제수
✅버번 배럴, 아메리칸 오크
맹개술도가
진맥소주 오크
‘좋은 재료가 맛있는 술을 만든다’는 신념을 지키며, 경상북도 안동 맹개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통밀로 만든다. 이름의 ‘진맥’은 밀의 옛말로, 밀 농사를 지으며 호기심에 담아본 밀 막걸리를 증류한 경험에서 출발했다. ‘진맥소주 오크’는 최소 2년 이상 아메리칸 오크에서 숙성한다. 부드러운 오크향 속에 다양한 꽃, 과일, 베리류의 향이 함께 배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며, 스파이시한 피니시가 특징이다.
✅40% ABV
✅유기농 통밀 소주 원액 100%
✅Ex-소노마 증류소 라이 오크
화요
화요 19金
화요에서 10년 만에 선보인 신제품. 100% 국내산 쌀을 발효, 증류한 뒤 옹기에서 숙성한 원액과 버번 오크에서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했다. 오크 숙성으로 인한 술의 황금빛을 이름에 ‘금(金)’으로 표현했으며, 오크와 바닐라로 시작해 쌀 향이 부드럽게 퍼지고, 진한 바디감과 초콜릿의 여운으로 마무리된다. 저도수, 합리적인 가격으로 오크 숙성의 고급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9% ABV
✅옹기 숙성 증류 원액(쌀 국내산 100%), 목통 숙성 증류 원액(쌀 국내산 100%)
✅옹기, 버번 오크 블렌딩
술아원
필 오크
여주산 고구마를 손질해 발효한 뒤, 술 지게미를 걸러 상압식으로 증류해 완성한 고구마 증류주를 1년 간 숙성한 뒤, 버번 오크에서 2년 간 추가 숙성했다. 흙내음이 묻은 생고구마와 풀 향으로 시작해 원액의 맛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숙성을 거치며 달콤한 찐 고구마의 풍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더해진다. 마지막은 임팩트 있는 피니시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40% ABV
✅고구마 증류 원액(여주산 고구마), 정제수
✅버번 오크
금복주
오크젠
1958년 대구에서 시작해 ‘참소주’, 고구마 증류주 ‘백로’ 등 다양한 전통주를 만들어온 금복주의 오크 숙성 소주. 국내산 쌀로 증류한 원액과, 프랑스산 리무진 오크통에 10년 이상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해 깊고 풍부한 맛을 완성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제로 슈가로 만들어, 깔끔하고 산뜻한 목넘김이 특징이다.
✅25% ABV
✅정제수, 쌀 증류 원액, 목통 보리 증류 원액, 목통 쌀 증류 원액
✅프랑스산 리무진 오크
EDIT. 홍수연
PHOTO. 다농바이오, 모월양조장, 맹개술도가, 맑은내일, 하이트진로, 화요, 술아원, 금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