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밭 데킬라의 시작
오초 데킬라
OCHO TEQUILA


멕시코 정부가 파견한 공식 데킬라 앰배서더였던 토마스 에스테스(Tomas Estes)와, 대를 이어 아가베를 재배하고 데킬라를 만들어온 카를로스 카마레나(Carlos Camarena). 오초 데킬라는 두 사람의 오랜 우정과 혁신을 향한 열망 속에서 탄생했다. 즐거움과 창의성을 동력삼아 의기투합한 이들은 세계 최초로 데킬라에 단일 밭(Single-Field) 개념을 도입하고, 아가베가 자란 밭의 이름과 수확 연도를 명확히 새겨 토양과 기후가 빚어낸 테루아의 미묘한 차이를 병 안에 분명하게 담아냈다. 2007년부터 카를로스 가문의 라 알테냐 증류소에서 시작된 이들의 열정은 2021년 알람비케스(Almbiques)로 생산 거점을 옮겨 더욱 완벽한 품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증류소가 신설된 해 창립자 토마스는 타계했지만, 초기부터 브랜드와 함께해 온 그의 아들 제시 에스테스(Jesse Estes)가 그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세계 시장에서 오초 데킬라의 가치를 전파해 온 그에게 브랜드 철학의 뿌리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창립자 카를로스 카마레나(왼쪽)와 토마스 에스테스(오른쪽)
창립자 카를로스 카마레나(왼쪽)와 토마스 에스테스(오른쪽)
제시 에스테스
제시 에스테스

현재 브랜드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2013년 합류한 브랜드 초창기 멤버로 현재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오가며 국제 영업과 마케팅, 신제품 개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교육까지 브랜드와 관련된 업무를 폭넓게 맡고 있다.


공동설립자인 토마스 에스테스(이하 토마스)와 카를로스 카마레나(이하 카를로스)는 어떤 인물인가.

두 사람은 데킬라를 공통 분모로 만난 오랜 친구 사이다. 우선 아버지인 토마스는 멕시코에서 공식적으로 EU에 파견한 데킬라 앰버서더였다. 7개국 19곳에 데킬라 바와 멕시칸 레스토랑을 운영한 레스토랑 경영자인 동시에 데킬라 관련 저서를 집필하고 수년간 주류 전문 기자로도 활동하며, 약 50년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데킬라 발전에 힘써왔다.

카를로스는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마스터 디스틸러 중 한 명이다. 5대째 아가베를 재배하고, 3대째 데킬라를 생산하는 ‘데킬레로(Tequilero)*’ 가문으로, 대표 브랜드는 1930년대 후반 그의 할아버지가 만든 ‘타파티오(Tapatio)’가 있다. 또 1980년대에는 아버지와 함께 타오나(화산석 바퀴)로 아가베를 분쇄하는 등의 전통 제조 방식을 부활시키며 ‘엘 테소로 데 돈 펠리테(El Tesoro de Don Felipe)’라는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데킬레로(Tequilero)

데킬라 생산 전반(아가베 재배, 증류, 숙성 등)에 관여하는 사람. 위스키의 디스틸러(Distiller) 혹은 마스터 디스틸러와 가까운 개념이다.


두 사람이 함께 오초를 출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카를로스가 먼저 제안했고, 아버지는 흔쾌히 수락했다. 오초는 즐거움, 창의성, 실험 정신, 그리고 혁신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두 사람은 풍부하고 깊이 있으며 복합적인 데킬라를 만들기 위해, 아가베 고유의 풍미를 최대한 높은 농도로 응축해 담아낼 수 있는 방식에 집중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단일 밭(Single-Field) 개념을 도입해, 모든 생산 배치에 아가베를 공급한 특정 밭의 이름과 수확 연도를 명확히 기재하고 있다.

Los Fresnos의 밭
Los Fresnos의 밭
구워진 아가베의 모습
구워진 아가베의 모습

말그대로 ‘최초’다. 데킬라에 단일 밭(Single-Field)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버지 토마스는 열렬한 와인 애호가였다. 80년대 중반부터 수십 년 동안 앙 프리뫼르(en primeur)*를 위해 매년 부르고뉴 여행을 했다. 그러면서 이미 와인 신에서 정립되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단일 밭 개념, 즉 떼루아의 원칙을 데킬라에 적용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해왔고 실현시킨 것이다. 토양 구성, 고도, 미세 기후, 일조 방향과 경사, 하층토 구조와 배수 등 생산 배치마다 특성이 각기 다른 단일 밭에서 아가베를 수확하기 때문에, 출시하는 제품마다 고유의 풍미적 특성(Organoleptic Profiles)이 담겨있다. 현재까지 거의 50회의 단일밭 수확을 거치면서 떼루아가 데킬라 풍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앙 프리뫼르(en primeur)

아직 숙성 중인 와인을 미리 시음하고 구매하는 방식. 일반적으로 와인이 생산된 이듬해 봄에 진행되며, 희소한 와인을 선점할 수 있다.


데킬라에 떼루아와 빈티지 개념을 도입하는 게 시장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미 많은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여러 데킬라 브랜드들이 라벨에 싱글 에스테이트(Single Estate)를 표기하기 시작했다. 오초를 처음 출시했던 때만 해도 많은 생산자들이 토마스와 카를로스를 ‘미쳤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상당수가 오초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 지난 18년간 이어온 선구적인 공정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


할리스코 주 내에서도 저지대와 고지대가 구분된다. 오초 데킬라는 고지대 아가베를 사용하는데, 두 지역의 아가베는 각각 어떤 특징이 있나.

카를로스 가족이 소유한 밭 대부분이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지금까지 수확한 아가베는 거의 고지대인 ‘로스 알토스’에서 나왔다. 다만 저지대라 불리는 ‘데킬라 밸리’ 역시 해발 1,200~1,400m에 위치해 있어 엄밀히 따지면 저지대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비교가 어렵지만, 굳이 나눠보자면 밸리의 아가베는 강건하고, 풀 향, 채소 풍미, 후추의 뉘앙스를 띠는 반면, 로스 알토스의 아가베는 과일향과 꽃향이 두드러지고 단맛이 높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좋은 아가베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카를로스 가문의 재배 원칙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첫째, 밭이나 식물에 어떠한 화학 살충제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둘째, 윤작 등 지속 가능한 농법을 통해 영양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예민하게 관리한다. 마지막으로 숙련된 히마도레스(Jimadores)*팀이 각 밭에서 가장 잘 익은 아가베만 선별해 수확한다. 이 조건 속에 수확한 아가베는 당도와 산도가 모두 높아 데킬라에 깊고 복합적인 풍미를 더한다. 카를로스가 늘 하는 말이 있다. “최고급 데킬라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최고급 아가베를 사용하는 것이다.”


*히마도레스(Jimadores) 

아가베를 수확하는 전문 농부를 뜻하는 히마도르(Jimador)의 복수형.


단일 밭 외에 제조과정에서의 차별점이 있다면.

2008년 첫 출시 당시, 데킬라 시장은 보드카 시장을 흡수하기 위해 더 중립적이고 깨끗한 풍미로 완성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반면 토마스와 카를로스는 복합적인 풍미의 풀바디 데킬라를 만들며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숙성 역시 매우 가볍게 적용해 아가베 본연의 풍미를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 덕분에 중요한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Los Alambiques 증류소
Los Alambiques 증류소
증류기
증류기
발효기
발효기

오초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가족과 전통의 중요성, 정직, 투명성, 진정성 등 여러 가치가 있지만, 그중 핵심은 ‘존중’이다. 최고 품질의 데킬라를 만든다는 자신에 대한 존중, 모든 팀원이 배려받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보여주는 직원 존중,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토지를 돌보는 자연에 대한 존중, 그리고 아가베 본연의 풍미를 최대한 농축해 담아내는 재료에 대한 존중까지. 면면에 존중의 철학을 담고 있다.


‘100% 무첨가(100% Additive-Free)’ 철학도 그중 하나였나.

맞다. 아가베 재배부터 증류, 병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첨가물이나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소비자에 대한 존중이다. 규제 제약으로 현재 ‘100% 무첨가’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지만, 오초는 스스로 만든 이 규약을 언제나 지켜왔다. 농장에서 재배한 블루 아가베와 미네랄 워터, 그리고 야생 효모만을 사용한다.


식음 산업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은 이제 트렌드가 아니라 필수 덕목이 됐다. 오초의 구체적인 실천 방식이 있다면.

증류 후 남은 액체인 비나사(Vinasas)를 비롯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산물을 퇴비로 만들어 다시 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처럼 생산 공정을 최대한 순환형 구조(Closed-loop)로 유지하는 제로 웨이스트 시스템을 지향한다.


내년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품에 대해 살짝 알려준다면.

미안하지만 아직은 이야기할 수 없다.(웃음) 내년에 몇 가지 재미있는 제품들이 나오는 건 분명하다. 곧 우리 SNS 채널(@tequilaocho)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오초 데킬라의 앞으로의 목표는.

토양, 식물, 팀원, 그리고 고객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오직 최고 품질의 데킬라만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항상 투명성과 진정성을 목표로 한다.


EDIT. 홍수연

PHOTO. O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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