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있을텐데.
그만둘 수 없다(웃음). 누구나 마음 속에 사표 하나 들고 있다지만, 오너의 사표는 영영 내밀 수 없는 것이랄까. 어떨 때는 직원일 때가 좋았고, 또 어떤 시기에는 다시 역시 오너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이 마음을 이겨내는 게 정말 힘들다.
그럼에도 바텐더를 계속하는 이유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라고, 여전히 느낀다. 또 다양한 사람과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정말 많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지금 베버리진과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웃음). 처음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직업적 처우도 많이 좋아졌다. 한 마디로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바텐더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렇기 보다는, 관계 맺기를 받아들여야 하는 게 맞다. 자기 아집대로만 한다면 과연 그 사람이 바텐더일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칵테일 잘 만드는 건 너무 기본적이고, 접객면에서 이 공간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접객은 기술적인 측면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첫 번째이고, 무언가를 주는 것에 대한 기쁨을 진실로 느껴봐야 한다. 면접을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칵테일에 관심이 많아서 지원하거나, 사람이 좋아서 지원하거나. 둘 중에 후자의 친구들을 좀 더 눈 여겨 보게 되는 것 같다.
직원을 뽑을 때 성별도 신경쓰나.
그때의 구성원을 보고 1:1까지는 아니더라도 성비를 고려해 뽑는 편이다. 하지만 여성 지원자가 거의 없다.
지역의 차이일까.
서울 안에서도 지역적 차이가 있듯이 무시할 수는 없다. 바텐더라는 직업에 대해 젊은 층의 인식은 확실히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잘못된 시선도 있다. 얼마전 누가 직업을 묻기에 바텐더라고 했더니, 여자도 가도 되냐는 물음이 되돌아온 적도 있다.
그 외 여성 바텐더로서 겪은 어려운 일이 있다면.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을 겪었고, 여전히 종종 겪지만 비단 여성 바텐더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성 바텐더들도 얼마든지 당할 수 있는 일이다. 늘 자리에 술이 있고, 대화를 나누기 편한 위치에 있는 만큼 다른 직종에 비해 이런 일이 빈번하게 생기는 것 같다. 바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의 예의 없음에 관련한 문제이지, 단지 성별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다.
그럴 땐 어떻게 대처하나.
직원일 때는 마냥 단호하게 대할 수 없을 때 못들은 척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현장에서 강경하게 대응한다. 직원들이 그런 테이블을 접객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더이상의 출입을 불허한다.
이토록 강경한 태도에는 많은 용기가 동반된다. 단적으로, 손님을 잃을 용기가 필요하다. 대신 직원의 신뢰를 사는 것을 택한 그에게서 오너의 덕목을 엿본다. 그 밖에도 직원들과 꾸준히 스터디를 진행하고, 언어 등 실무에 필요한 학습을 지원하면서도 직원들끼리 시간을 보내도록 완전히 뒷짐을 질 때도 있다. 한 마디로, 끼어들 때 끼어들고 빠질 때 빠지는 것이 정답이 없는 오너의 삶에서 그가 찾은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