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UT OUT TO MY BAR
이제 모두가 아는 바
‘SHOUT OUT TO MY BAR’ 이벤트에는 나만 알고 싶은 바가 나만 알던 바가 되기 전에 단골 바를 추천해 달라는 다소 협박적인(?) 메시지를 담았었다. 좋은 바가 더 오래 곁에 머무를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함께 즐기자는 의도였다. 다행히도 많은 팔로워가 자신의 단골 바를 흔쾌히 소개해 줬고, 그렇게 모인 수많은 추천 중 고르고 골라 네 곳의 바를 소개한다.
음악과 술을 함께 채우는 바
<더팀버>
대학 시절까지 기타를 연주했던 신현진 대표는 자연스럽게 음악, 술, 사람이 어우러지는 펍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다양한 바를 경험하던 중, 해방촌의 한 바에서 사람과 공간, 술이 연결되는 즐거움을 느꼈고, 친구와 함께 서로의 취향을 담은 공간 <더 팀버>를 열었다. 그가 바텐더 일을 시작할 당시, 하남은 한창 개발되며 새롭게 변화하는 도시였다. 회사원 시절 자주 오가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던 것도 이 지역을 선택하는 데 한몫했다. <더 팀버>의 칵테일은 좋은 술과 신선한 재료, 스토리텔링을 기본으로, ‘뻔하지 않은 한 끗’을 더하려고 늘 고민한다. 그중 시그니처 칵테일 ‘팔라완비치’는 어린 시절 살았던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해변에서 영감을 얻었다. 판단 시럽과 코코넛 밀크, 열대과일을 사용하고, 코코넛 버블을 칵테일 위에 올려 해변의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듯 편하고 자유로운 느낌으로 운영하고 싶었다는 그. 어느 날 바에 머물던 손님을 위해 기타를 연주했는데, 너무 감사하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전문 뮤지션을 초청해 라이브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매주 금요일 밤 10시, <더 팀버>에 방문하면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분기별로 달라지는 시그니처 칵테일이 있는
<Bar 032>
고향인 인천에는 바 문화를 제대로 즐길 만한 공간이 없다는 게 늘 아쉬웠다. 이호진 오너 바텐더는 서울의 여러 바에서 경험을 쌓은 뒤, 인천 지역 번호에서 이름을 딴 <바 032>를 열었다. 바가 위치한 신포동은 현재는 구도심으로 불리지만, 근대 이후 인천에서 최초로 도시화된,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바 032>의 가장 큰 특징은 바 테이블 좌석마다 핀 조명이 설치돼 각자의 칵테일을 비춘다는 것. 손님이 바의 주인공임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다. 클래식 칵테일뿐 아니라 다양한 시그너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데, 시그너처는 분기별로 바뀌며 주로 계절별 제철 재료를 활용한다. 매번 새로운 칵테일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재료에 관한 연구를 멈추지 않으려는 바텐더의 의지로 이어가고 있다. ‘베이컨 올드 패션드’, ‘딸기 초코케이크’, ‘샐러리 사워’ 등 독특한 칵테일이 많은데, 바텐더가 자신의 미식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식재료와 음식을 음료로 풀어내는 데 집중한다. 그중 ‘버섯 갓파더’는 이자카야 <피우>의 ‘전복 토스트’라는 메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위스키에 참송이버섯을 인퓨징한 뒤 밀크워싱해 버섯 크림스프 맛을 구현한 것. 참외, 수박, 초당 옥수수 등 여름 재료를 활용한 신메뉴도 준비 중이다.
모두에게 쉬어갈 그늘이 되어 줄 동네 바
<쉐이드>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바들을 돌아다니길 좋아하던 박보근 오너 바텐더가 차린 바. 2017년 문정동의 한 동네 바에서 일하며 지역 주민들이 단골이 되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송파구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더위에 잠깐 해를 피할 수 있는 그늘처럼, 누구나 편히 들렸다가 갈 수 있는 휴식처가 되고자 <쉐이드>라 이름 지었다. 첫 도전이었던 만큼 애매하게 욕심부리기보다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에 집중했는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인테리어가 그 마음을 반영한 결과물. 바텐더로서 개성이나 욕심을 앞세우기보다, 바가 갖춰야 할 본질에 집중하다보니 특별한 특징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쉐이드>만의 차별점이다. 박보근 바텐더의 칵테일은 바텐더와 손님 서로가 느끼는 ‘맛있음’의 균형을 찾는 것에 집중해 만든다. 시그니처 칵테일 ‘그거’는 무더운 여름에 마시는 차가운 화이트 와인에서 영감을 받은 캐주얼한 롱드링크 칵테일이다. 즉흥적으로 만들어 이름도 제대로 붙이지 못했지만, 손님들의 꾸준한 사랑으로 자연스레 대표 메뉴가 되었다고. “제가 기억하는 좋은 바에는 언제나 좋은 바텐더가 있었어요.” 음료뿐 아니라 바의 전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바텐더의 역할이며, <쉐이드>도 그런 ‘좋은 바’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삶과 감정을 나누는 공간
<오드비>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감정을 나누는 매개라고 생각해요.” 홍제익 오너 바텐더는 IT 업계에서 일하다 우연히 바 문화를 접했고, 그 매력에 빠져 과감히 진로를 바꿨다. 학교에 다니며 바텐더 공부를 시작했고, 국내 호텔과 개인 업장에서 경험을 쌓은 뒤 호주로 건너가 해외 바 문화를 익혔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일하며 본인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뒤, 마침내 성수동에 오픈한 곳이 <오드비>다. ‘Eau de vie’. 프랑스어로 브랜디를 뜻하는 말로, 사람들의 삶에 스며드는 ‘생명의 물’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랐다고. “칵테일이 처음인 손님은 이름이나 재료만 보고 맛을 상상하기 어렵잖아요. 경험 많은 바텐더가 직접 제안하는 게 더 만족스러운 한 잔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드비>에는 메뉴판이 없다. 대표 칵테일 ‘THE 깨끗’은 피스코를 베이스로, 리치 리큐르, 오렌지 비터, 시럽, 엑시드 워터(구연산과 말릭산을 혼합해 만드는 시트러스 워터)를 더해 만든다. 꽃향기와 과일의 산뜻함이 어우러지는 섬세하고 상큼한 한 잔. 마시기 편하면서도 우아한 칵테일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이 잘 담겨 있다. 그가 애정하는 또 다른 칵테일은 ‘마티니’다. 재료와 비율, 만드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주기 때문에 “마시면 마실수록 더 궁금하고 탐구하고 싶은 칵테일”이라고 말한다. <오드비>는 반지하에 자리 잡고 있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무는 큰 통창 덕분에 내부가 시원하게 들여다보이는데, 개방적이고 밝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던 그의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더팀버
더팀버
더팀버
더팀버
더팀버
더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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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 032
Bar 032
Bar 032
Bar 032
Bar 032
Bar 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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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 032
Bar 032
Bar 032
쉐이드
쉐이드
쉐이드
쉐이드
쉐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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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비
오드비
오드비
오드비
오드비
오드비
오드비
오드비
EDIT. 홍수연
PHOTO. 더팀버, Bar 032, 쉐이드, 오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