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ighball
Vol.7
바텐더가 선택한 하이볼 베이스
바나 술 문화에 익숙하고 취향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하이볼을 주문할 때 좋아하는 위스키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이들은 하이볼을 주문하며 ‘베이스는 뭘로 드릴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당황할 수 있다. 각 위스키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같은 위스키라도 니트로 마셨을 때와 하이볼로 마셨을 때의 느낌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바텐더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며 본인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손님이 취향을 말하기 전에, 각 바들은 어떤 기준과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수많은 손님을 상대하며 쌓은 경험 속에서, 대중성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을 했을 테니.
그래서 한국의 바 30곳에 직접 물었다.
“어떤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드나요?”
조니워커 블랙
🍸<공간>박준범 바텐더
“스모키함과 몰트의 달콤함, 곡물 위스키 특유의 부드러움이 조화로운 위스키다. 하이볼로 마셔도 맛의 균형이 좋고, 위스키가 가진 풍미 포인트가 살아 있다. 은은한 스모키함이 탄산수와 만나 무겁지 않고 깊은 여운을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객잔>신가희 바텐더
“조니워커 블랙과 더블 블랙은 대중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위스키이기도 하고, 탄산수와 만났을 때도 키몰트가 가진 캐릭터가 잘 유지된다.”
🍸<바 032>이호진 바텐더
“복합적인 풍미, 균형잡힌 맛 덕분에 입문자와 매니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위스키. 과하지 않은 스모키함이 탄산과 만나 기분 좋은 피니시를 만들어주고, 얼음이 녹았을 때 밍밍함 대신 크리미한 질감과 말린 과실 향미가 균형을 잡아준다.”
🍸<앨리스>박용우 바텐더
“‘싱글 몰트 위스키와 달리 몰티한 향기와 단맛과 아주 약간의 피트함이 올라오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위스키 중에서도 하이볼로 만들었을 때 맛이 월등하다.’
조니워커 블랙, 산토리 가쿠빈,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
🍸<보이드>조정현 바텐더
“조금이라도 취향에 맞는 한 잔을 위해,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약간의 피트함과 진한 스타일을 원하면 ‘조니워커 블랙’을, 드라이하고 무난하게 즐기고 싶다면 ‘산토리 가쿠빈’을, 가볍고 깔끔한 스타일 원하면 ‘페이머스 그라우스’를 추천한다.”
조니워커 더블 블랙
🍸<프렙>박조아 바텐더
“하이볼은 위스키의 개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풍미가 다채로운 위스키를 선호하는데, 일반적인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진한 스모키함으로 차별화된 개성을 지니면서도, 전통적인 피트 위스키처럼 호불호가 강하지 않다. 탄산수와 섞여도 스모키한 향과 다양한 풍미가 선명하게 살아 있는 하이볼이 완성된다.”
산토리 가쿠빈
🍸<바 키즈>신동열 바텐더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이자카야 <락피시>가 아이스리스 하이볼로 매우 유명한데, 이곳에서 영감을 받아 ‘산토리 가쿠빈’으로 얼음 없는 하이볼을 제공한다. 차갑게 준비한 소다수를 50psi로 탄산화(높은 압력으로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청량감이 오래가도록 하는 것)해 사용한다.”
🍸<임바이브>최종천 바텐더
“큰 특징은 없지만, 가장 대중적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냉동 보관해 아주 차가운 상태로 하이볼을 만들면 누구나 ‘맛있다’고 느낄 수 있다.”
산토리 가쿠빈, 더 글렌그란트 10년, 몽키숄더
🍸<숙희>이수원 바텐더
“첫 잔도 끝 잔도 아닌 중간에 전환점을 주고 싶을 때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산토리 가쿠빈’을, 첫 잔으로 맑고 또렷한 단맛을 원하면 ‘더 글렌그란트 10년’을, 술을 어느정도 마신 상태에서 묵직한 초콜릿 뉘앙스를 느끼고 싶다면 ‘몽키숄더’를 추천한다.”
더 글렌그란트 10년, 몽키숄더, 카발란 DTS
🍸<바 액트> 이유광 바텐더
“서로 상반되는 연출이 가능한 위스키를 추천하는 편이다. 산뜻한 허브향과 시원한 과실 풍미를 지닌 ‘더 글렌그란트 10년’은 시원한 청량함이 필요할 때 추천한다. ‘몽키숄더’는 바디감과 무게감이 단단한 하이볼을 원할 경우에, ‘카발란 DTS’는 열대과실의 싱그럽고 프룻티함이 돋보이지만 잔당감을 남기지 않고 깔끔한 텍스쳐를 가져, 생동감 있는 하이볼을 원할 경우 추천한다.”
몽키숄더
🍸<오드비>홍제익 바텐더
“니트로도 부드럽게 즐길 수 있지만, 하이볼로 만들었을 때 은은한 단맛과 깔끔한 알코올 풍미가 매력적인 위스키다. 적당한 가격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다.”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 듀어스 화이트 라벨
🍸<나이트앤포그> 이승우 바텐더
“강렬한 캐릭터보다 익숙하고, 맛의 스펙트럼이 넓으면서 균형잡힌 풍미의 블렌디드 위스키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미디움 바디의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가격도 합리적이고 과일 풍미에 스파이시함이 있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듀어스 화이트 라벨’도 비슷한 캐릭터지만 조금 더 달달한 맛을 원할 때 추천한다.”
듀어스 화이트 라벨
🍸<마쥬>유정훈 바텐더
“스탠다드 라인임에도 특유의 스파이시함이 부담스럽지 않고, 은은한 과실 향과 꿀의 느낌이 좋다. 가볍게 즐기는 ‘하이볼’이라는 칵테일의 목적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듀어스 화이트 라벨+조니워커 블랙, 라이트 하우스+몽키숄더
🍸<연남마실>이민규 바텐더
“두 가지 위스키를 섞어 각각의 매력을 살린다. ‘듀어스 화이트 라벨+조니워커 블랙’은 듀어스 특유의 부드러움 위에 조니워커의 스모키한 터치가 더해지고, ‘라이트 하우스+몽키숄더’ 조합은 라이트 하우스의 은은한 스모키함에 몽키숄더 특유의 상쾌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진다.”
듀어스 12년
🍸<믹솔로지>김봉하 바텐더
“스카치 하이볼을 처음 만든 사람은 존 듀어John dewar의 둘째 아들 토미 듀어Tommy Dewar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일본 바에서도 오리지널 하이볼에는 듀어스 12년을 많이 사용한다. 하이볼 역시 클래식 칵테일이므로, <믹솔로지>에서도 듀어스 12년을 사용한다.”
🍸<바 참>임병진 바텐더
“하이볼의 기주를 선택할 때는 안정감을 우선시한다. 듀어스 12년은 프루티, 오크, 허니, 건포도 등 다양한 맛과 향이 점잖게 피어나는 것이 특징인데, 탄산수의 경쾌함, 약간의 날카로움과 만나 상반되는 듯 하면서도 서로 절묘히 공존하는 매력이 있다.’
아란 10년, 조니워커 그린 15년, 글렌알라키 12년
🍸<팩토리정>박시현 바텐더
“계절에 따라 기주에 변화를 준다. 봄과 여름에는 ‘아란 10년’을, 가을과 겨울에는 ‘글렌알라키 12년’을 주로 사용하며, 부드럽고 가벼운 느낌을 원하면 ‘조니워커 그린 15년’을 선택한다. 탄산도 소다, 토닉워터, 진저에일 등 다양하게 조합한다.”
노마드 아웃랜드 위스키
🍸<찰스H.>이정암 바텐더
“스코틀랜드에서 증류 및 블렌딩을 마친 뒤, 히메네스 셰리 캐스크에서 마무리 숙성을 거치는 위스키다. 이 독특한 여정은 <찰스 H.>의 핵심 콘셉트인 ‘여행’과 ‘발견’의 스토리와도 맞닿아 있다. 풍성한 과실향, 은은한 단맛, 그리고 깊은 셰리 풍미의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맛의 레이어가 특징. 단순히 청량감을 넘어 건포도, 다크 초콜릿, 꿀 같은 매혹적인 풍미가 탄산과 어우러져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낸다.”
더 글렌리벳 12년
🍸<장생건강원>서정현 바텐더
“스모키함과 피트가 강하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클린&프루티(Clean&Fruity)’ 스타일이다. 라이트하면서도 균형 잡힌 과일 향과 은은한 바닐라, 꿀의 단맛이 특징이며, 향미가 섬세하면서 탄산과 조화를 이루는 힘이 있다. 하이볼에서는 첫 모금에서 느껴지는 가볍고 산뜻한 청량감이 완성도를 좌우하는데, 이 점에서 항상 안정적이다.”
랍상소총 홍차 위스키
🍸<바 티센트>조선미 바텐더
“<바 티센트>는 ‘차+향기’ 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하이볼에도 직접 차(茶) 향을 입힌 홍차 위스키를 사용한다. ‘랍상소총’은 강렬하고 독특한 훈연향이 특징인 홍차로, 이 차를 물에 우리는 것처럼 위스키에 우려 사용한다.”
와일드 터키 101
🍸<더팀버>신현진 바텐더
“웨스턴한 분위기의 라이브펍 스타일로 운영하다 보니, 위스키 라인업은 버번이나 라이 위스키가 대부분이다. 하이볼을 만들 때는 피니시와 도수, 타격감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와일드 터키 101’은 여러 엔트리급 버번 중에서도 높은 도수를 자랑한다.“
와일드 터키 101, 조니워커 더블 블랙
🍸<엘리먼츠>조인국 바텐더
“‘높은 도수와 탄탄한 바디감으로 하이볼에서도 풍미가 살아 있고, 하이라이 버번 특유의 스파이시가 메뉴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와일드 터키 101’을 주로 사용한다. 스모키한 무드를 원하는 손님에게는 ‘조니워커 더블 블랙’을 제공한다.’
와일드 터키 8년, 버팔로 트레이스
🍸<시냅스>한준형 바텐더
“바닐라와 캐러멜 풍미가 소다와 만나 더 극대화되고, 어떤 음식과도 페어링이 좋다. 꼭 이 2가지가 아니더라도, 버번 위스키를 선호한다.”
버팔로 트레이스
🍸<아웃오브타임>오정훈 바텐더
“바닐라틱한 뉘앙스 뒤로 약간은 묵직한 향이 인상적. 하이볼에 부드러운 달콤함을 더해준다.”
메이커스 마크
🍸<정온>배세민 바텐더
“매시빌에서 비롯된 다채로운 개성과 오렌지 시트러스향이, 마치 잘 만든 올드패션드를 마시는 듯한 풍미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탄산이 더해져 산뜻함과 청량함은 덤이다.”
🍸<몰트바배럴>문선미 바텐더
“달콤한 바닐라와 캐러멜, 오크 스파이스를 가진 버번 위스키. 전용 구리잔에 오렌지 필 가니시를 올리는데, 동전 모양으로 작고 동그랗게 만들어 위스키 본연의 향을 너무 가리지 않으면서 소량의 에센스만 느껴지게 한다.”
메이커스 마크 notes 프라이빗 셀렉션
🍸<노츠 서울> 박상엽 바텐더
“CS 특유의 묵직한 알코올감 위에 적당한 단맛과 스파이스가 균형을 이루고, 은은하게 번지는 커피와 초콜릿 뉘앙스가 더해진다. 데일리 하이볼로 즐기기에 손색없는 완성도 높은 위스키. 언제 마셔도 만족스러운 한잔의 하이볼로 자신있게 추천한다.”
믹터스 버번
🍸<제스트>김도형 바텐더
“제스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위스키로 니트, 온더락, 하이볼 어디서나 균형 잡힌 맛을 보여준다. 요즘은 따로 추천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먼저 찾는 하우스 위스키로, 부드럽고 부담 없는 특유의 캐릭터 덕분에 손님 피드백도 항상 좋다.”
믹터스 버번, 글렌알라키 8년
🍸<소코 바>손석호 바텐더
“버번 하이볼에는 ‘믹터스 버번’을 사용하는데 바닐라와 너티함의 밸런스가 좋고, 반 정도 마셨을 때는 초콜릿과 체리 등의 농축된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스카치 하이볼에는 '글렌알라키 8년'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스카치 하이볼은 다 마실 때쯤 위스키의 풍미보다 얼음이 녹아 밍밍한 맛이 나기 마련인데, 알라키는 첫 모금부터 마지막까지 스파이시함을 유지한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파인앤코>박범석 오너 바텐더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피니시되어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는 버번 위스키의 풍미에 과실향이 레이어를 쌓는 듯한 느낌이 든다. ‘천사의 질투’라는 위스키의 의미처럼, 천사들이 질투하는 하이볼 한 잔을 만들 수 있다.”
EDIT. 홍수연
PHOTO. 윤동길
ASSIST. 염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