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서 2위의 자리를 지켜냈다. 기분이 어떤가.
큰 영광을 얻게 되어 정말 감격스럽다. 무엇보다 저희와 함께 마카오에 동행한 한국의 다른 바들도 좋은 성과를 거두어 그 기쁨이 더욱 크다. 언제나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는 팀원들, 그리고 <제스트>와 대한민국 바 문화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든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늘 겸손한 자세와 책임감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
48위로 첫 입성 후 2위로 올라서면서 <제스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단적으로 외국인 손님 비중이 늘었다. 현재 70% 정도다. 리스트에 진입했을 때부터 늘기 시작하더니, 2위를 한 후에는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저희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 바들의 순위가 오르면서 인지도와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 서울을 찾는 업계인들도 많아지고, 게스트 바텐딩도 활발해지며 바 문화가 활기차게 형성됐다. 자연스럽게 <제스트>를 찾는 곳도 많아져 외부로 나가는 일도 늘었다.
해외 게스트 바텐딩을 나갈 때 <제스트>의 공백은 어떻게 메우나.
일단 저희는 우성현, 박지수, 권용진 바텐더 그리고 저까지 네 명의 오너가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밖에서 더 많은 일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저희가 바 안에서 계속 칵테일만 만들면, 어떤 팀원은 이 바가 문을 닫는 순간까지 바에 직접 서지 못할 수도 있다. 저희 역시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기회를 얻고 성장했기에, 이제는 그 기회를 팀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제로 웨이스트를 포함해 '지속가능성'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지키는 데 어려움은 없나.
물론 많다. 메뉴를 만들 때 오직 '맛'에만 집중하면 훨씬 수월하고, 어쩌면 결과물도 더 맛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철학이 곧 <제스트> 그 자체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다. 대외 행사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이 ‘플라스틱 잔을 써야 하는 가’이다. 그렇다면 참여를 반려하거나, 잔을 직접 챙겨가 바쁜 와중에도 일일이 닦아 쓰곤 한다. 쓰레기의 문제도 있지만 잔이 달라지면 음료의 퀄리티가 완전히 달라져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용 문제로 알루미늄 캔을 쓸 수밖에 없어 무산된 편의점과의 협업처럼, 재정적으로 좋은 기회를 놓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내려놓음으로써 얻는 가치가 훨씬 크다고 믿고 있다.
포기함으로써 얻는 부분은 무엇인가.
저희의 철학이 담긴 결과물을 소비자들이 경험할 때, 그 가치를 훨씬 더 깊이 느끼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단순히 빠른 결과물보다는 완벽함을 추구하게 된다.